물티슈는 화장품입니다
물티슈가 어떤 법으로 관리되는지 아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원래는 공산품이었는데, 2015년 7월부터 화장품으로 분류됐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화장품법 시행규칙을 바꾸면서입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기준이 훨씬 엄격해졌기 때문입니다. 화장품에는 쓸 수 없는 성분 목록이 따로 정해져 있고, 보존제처럼 사용에 제한이 필요한 원료는 식약처가 지정한 것만 정해진 양 안에서 쓸 수 있습니다. 물티슈에는 메탄올, 포름알데히드, 미생물 기준이 따로 생겼고, 예전에 물티슈 살균 보존제로 쓰이던 세틸피리디늄클로라이드(CPC)는 이때부터 쓸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팔리는 물티슈라면 기본적인 안전 기준은 통과한 제품입니다. 성분표를 보는 건 위험한 제품을 걸러내기보다는, 우리 아기에게 맞는 제품을 고르는 일에 가깝습니다.
전성분 표시를 읽는 법
화장품이니까 포장에 전성분이 적혀 있습니다. 대체로 많이 들어간 성분부터 순서대로 적습니다. 그래서 맨 앞은 거의 모든 제품이 정제수입니다. 물티슈 무게의 대부분이 물이니까요.
제품마다 차이가 나는 건 그 뒤쪽입니다. 피부 보습 성분, 피부를 진정시킨다는 식물 추출물, 보존제, 향료 같은 것들이 이어집니다. 성분이 길게 나열돼 있다고 좋은 제품도 아니고, 짧다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대신 짧을수록 아기 피부에 맞지 않을 때 원인을 찾기는 쉽습니다.
광고 문구에 나오는 성분이 성분표 어디쯤 있는지도 한 번 보세요. 특정 추출물을 크게 내세우는데 성분표 맨 끝에 있다면, 실제로 들어간 양은 아주 적다고 보면 됩니다.
보존제가 없으면 더 좋은 걸까
물티슈는 물에 젖은 상태로 몇 주씩 보관하는 제품입니다. 보존제가 없으면 세균과 곰팡이가 자라기 쉽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물티슈에는 보존제가 들어가고, 앞에서 말했듯 어떤 보존제를 얼마나 쓸 수 있는지는 식약처가 정해둡니다.
보존제가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보존 효과가 부족한 물티슈가 개봉 후 오염되는 게 더 문제일 수 있습니다. 무보존제를 내세우는 제품이라면 어떤 방식으로 오염을 막는지 설명을 찾아보고, 개봉 후에는 빨리 쓰는 게 좋습니다.
어떤 물티슈든 뚜껑은 꼭 닫아두세요. 마르는 것도 문제지만, 열린 채로 두면 공기 중 균이 들어가기 쉽습니다.
향료와 알코올은 피부 상태를 보고
미국소아과학회는 기저귀 발진이 있을 때 향료와 알코올이 없는 물티슈를 쓰라고 권합니다. 이미 피부가 상한 상태에서는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향료는 성분표에 '향료' 한 줄로만 적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안에 어떤 성분이 들었는지는 표시되지 않으니, 피부가 예민한 아기라면 처음부터 무향 제품을 고르는 게 간단합니다. 알코올은 '에탄올'로 적혀 있는지 보면 됩니다.
평소에 피부 문제가 없다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성분은 피부에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좁히는 용도로 쓰는 게 현실적입니다.
EWG 등급이 말해주는 것
물티슈 광고에서 'EWG 그린 등급' 같은 표현을 자주 봅니다. EWG는 미국의 비영리 환경단체이고, 이 등급은 그 단체가 운영하는 데이터베이스의 점수입니다. 우리나라 법적 기준이 아닙니다.
참고할 만한 정보이긴 하지만 한계도 있습니다. 성분마다 쌓인 연구 자료의 양이 달라서, 자료가 부족한 성분도 점수가 매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성분 하나의 점수이지, 그 성분이 얼마나 들어갔는지까지 반영한 평가는 아닙니다.
그래서 등급은 한 번 걸러보는 정도로 쓰고, 최종 판단은 아기 피부 반응으로 하는 게 맞습니다. 모든 성분이 그린 등급이어도 우리 아기 피부에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성분보다 체감이 큰 것들
막상 써보면 성분보다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건 원단입니다. 두께와 무게(평량, gsm으로 표시), 표면의 엠보싱 여부에 따라 한 장으로 닦이는 양이 다릅니다. 얇은 물티슈는 단가가 싸도 한 번에 두세 장씩 쓰게 돼서 결과적으로 비슷해지기도 합니다.
캡형인지 스티커형인지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스티커형은 여러 번 여닫다 보면 접착력이 떨어져 금방 마릅니다. 집에서는 캡형, 외출용은 휴대용 소포장으로 나눠 쓰는 집이 많습니다.
가격은 매당 단가로 비교하세요. 총액을 총 매수로 나누면 됩니다. 다만 위에서 말한 대로 원단 두께가 다르면 같은 매수로 닦을 수 있는 양이 다르니, 단가가 비슷하다면 두꺼운 쪽이 실제로는 싸게 먹힙니다.
개봉한 뒤 보관하는 법
화장품이니까 포장에 사용기한이나 개봉 후 사용기간이 적혀 있습니다. 대용량 박스로 사두면 마지막 팩을 뜯을 때쯤 기한이 가까워지기도 하니, 한 번 확인해보세요.
보관은 직사광선과 열을 피해서 합니다. 여름철 차 안에 오래 두면 내용물이 변할 수 있습니다. 차에 두고 쓰는 물티슈는 자주 바꿔주는 게 좋습니다.
개봉한 물티슈에서 평소와 다른 냄새가 나거나, 원단에 얼룩이나 변색이 보이면 기한이 남았어도 쓰지 마세요. 오염됐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뚜껑을 제대로 닫고 있는지부터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