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이 떨어지기 전에는 닦아주기만
신생아 목욕은 처음부터 욕조에 담그는 게 아닙니다. 미국소아과학회는 탯줄이 떨어질 때까지는 물에 담그지 말고 닦아주는 목욕만 하라고 합니다. 탯줄은 보통 생후 1~2주쯤 떨어집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마른 수건으로 아기를 감싸고, 씻을 부분만 하나씩 드러내서 젖은 수건으로 닦은 뒤 다시 덮습니다. 얼굴은 물만 묻힌 수건으로, 목 주름과 겨드랑이, 기저귀 닿는 부분은 꼼꼼하게. 이렇게 하면 아기 체온도 덜 떨어집니다.
탯줄이 떨어지고 그 자리가 아물면 그때부터 욕조에 담가 씻기면 됩니다. 그래서 아기 욕조는 출산 전에 꼭 사둘 필요는 없습니다.
매일 안 씻겨도 됩니다
미국소아과학회는 첫해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 목욕이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기저귀를 갈 때마다 씻기고, 먹은 뒤 입 주변을 닦아주고 있다면 아기가 더러워질 일이 많지 않습니다.
너무 자주 씻기면 오히려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습니다. 매일 저녁 목욕을 수면 의식으로 하는 집이라면 물로만 짧게 씻기고, 세정제는 며칠에 한 번만 써도 됩니다.
목욕 시간도 짧게 잡으세요. 신생아는 몇 분이면 충분합니다. 물에서 오래 놀게 되는 건 아기가 앉아서 놀 수 있게 된 뒤의 일입니다.
물 온도는 손목이나 팔꿈치로
미국소아과학회가 제시하는 신생아 목욕물 온도는 섭씨 32~38도 정도입니다. 어른이 들어가기엔 미지근하다고 느낄 수 있는 온도입니다. 온도계가 있으면 좋지만, 없다면 손목 안쪽이나 팔꿈치를 담가서 따뜻하다고 느껴지는 정도면 됩니다. 손바닥은 뜨거운 것에 둔해서 기준으로 쓰기 어렵습니다.
물은 아기를 넣기 전에 다 받아두세요. 물을 틀어둔 채 아기를 넣으면 갑자기 뜨거운 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 미국소아과학회는 화상 예방을 위해 집 온수 온도 자체를 섭씨 49도 아래로 설정해두라고도 권합니다.
욕실도 미리 따뜻하게 해두면 좋습니다. 아기는 체온이 빨리 떨어지니까 목욕 후 바로 감쌀 수건을 손 닿는 곳에 펼쳐두세요.
단 한 순간도 혼자 두지 마세요
목욕에서 가장 중요한 수칙은 이것 하나입니다. 아기를 물에 둔 채 자리를 비우지 않기. 아기는 몇 센티미터 깊이의 물에서도 익사할 수 있고, 소리 없이 순식간에 일어납니다. 전화가 오거나 초인종이 울려도 아기를 수건에 감싸서 안고 가세요.
그래서 목욕을 시작하기 전에 필요한 것을 전부 옆에 갖다두는 게 중요합니다. 수건, 세정제, 기저귀, 갈아입힐 옷. 하나라도 빠뜨리면 가지러 가고 싶어지니까요.
목욕 의자나 목욕 링 같은 받침도 안전장치가 아닙니다. 아기를 받쳐주는 보조 도구일 뿐, 그걸 믿고 손을 떼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아기가 미끄러지거나 받침째 넘어갈 수 있습니다.
욕조 고르는 법
신생아용 욕조는 아기 등을 기대게 하는 받침이 있는지부터 보세요. 경사진 등받이나 그물 받침이 있으면 한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 씻길 수 있습니다. 받침 없이 넓기만 한 욕조는 신생아에게는 미끄러워 다루기 어렵습니다.
어디서 씻길지도 정해야 합니다. 욕실 바닥에 두고 씻기면 허리를 많이 숙여야 해서, 싱크대나 세면대 위에 올려 쓰는 집도 많습니다. 이 경우 크기가 맞는지 미리 재보세요. 접이식 욕조는 보관이 편하고 여행이나 친정 갈 때 가져가기 좋습니다.
아기 욕조는 쓰는 기간이 길지 않습니다. 아기가 혼자 앉을 수 있게 되면 어른 욕조나 큰 대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중고나 물려받는 것도 충분히 괜찮은 품목입니다. 배수 마개가 있는지, 갈라진 데는 없는지만 확인하세요.
씻기는 순서
순서가 있으면 덜 허둥댑니다. 얼굴을 먼저 물만 묻힌 거즈로 닦고, 머리를 감기고, 그다음 몸을 위에서 아래로 씻깁니다. 기저귀 닿는 부분은 마지막에 씻어야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습니다. 머리를 먼저 감기는 건 젖은 머리로 오래 있으면 체온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세정제는 순하고 향이 없는 아기용을 아주 조금만 쓰면 됩니다. 거품을 많이 낼 필요가 없습니다. 씻긴 뒤에는 수건으로 감싸 톡톡 두드리듯 물기를 닦고, 목과 겨드랑이, 허벅지 주름 사이까지 잘 말려주세요. 피부가 건조한 편이라면 그때 보습제를 발라줍니다.
수유 직후에는 목욕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배가 부른 상태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면 게우기 쉽습니다. 수유하고 조금 지난 뒤나, 수유 전 너무 배고프지 않을 때가 적당합니다.
목욕 뒤에 하면 좋은 것들
목욕 직후는 손발톱을 자르기 좋은 때입니다. 물에 불어서 부드러워져 있어서 덜 튀고 덜 갈라집니다. 아기가 잠들었을 때 자르는 집도 많은데, 둘 중 편한 때를 고르면 됩니다.
보습제는 물기를 닦은 직후에 바르는 게 효과적입니다. 피부에 수분이 남아 있을 때 덮어주는 원리입니다. 피부가 건조하지 않다면 매번 바를 필요는 없습니다.
여행이나 친정에 갔을 때는 아기 욕조가 없을 수 있습니다. 숙소에 빌려주는 욕조가 있는지 미리 확인하고, 없다면 접이식 욕조를 챙기거나 어른 욕조에 물을 아주 얕게 받아 씻기세요. 어느 경우든 혼자 두지 않는다는 원칙은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