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은 하나입니다
육아용품은 몇 달 쓰고 마는 물건이 많아서 중고 거래가 활발합니다. 당근 같은 곳에 거의 새것인 물건이 정가의 절반 아래로 올라오는 것도 흔하고요. 잘 고르면 꽤 많은 돈을 아낄 수 있습니다.
무엇을 중고로 사도 되는지는 질문 하나로 정리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손상이 안전과 직결되는 물건인가. 겉보기로 상태를 판단할 수 있으면 중고도 괜찮고,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속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물건은 새로 사는 게 맞습니다.
새로 사는 게 맞는 것
가장 대표적인 게 카시트입니다. 사고를 한 번 겪은 카시트는 겉이 멀쩡해 보여도 내부 구조가 손상됐을 수 있습니다. 판매자가 사고가 없었다고 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플라스틱 부품은 시간이 지나면 약해져서 제조사가 사용 기한을 정해두기도 합니다. 가족이나 지인처럼 이력을 확실히 아는 경우가 아니라면 새것을 권합니다.
아기 매트리스도 새로 사는 쪽이 낫습니다. 오래 쓴 매트리스는 가운데가 꺼져 있을 수 있는데, 아기 잠자리는 단단하고 평평해야 안전합니다. 위생 문제도 있고요.
젖꼭지와 쪽쪽이는 소모품이라 중고로 살 이유가 없습니다. 유축기는 본체를 중고로 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도 깔때기·밸브·연결관처럼 젖이 닿는 부품은 새로 사는 게 원칙입니다.
중고로 충분한 것
쓰는 기간이 짧고 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물건은 중고로 사기 좋습니다. 바운서, 아기체육관, 모빌, 아기 욕조, 이유식 조리기 같은 것들이 대표적입니다. 대부분 몇 달 쓰고 나면 필요 없어지는 물건이라 상태가 좋은 매물이 많습니다.
옷은 중고 거래에서 가장 이득이 큰 품목입니다. 아기 옷은 한 사이즈를 입는 기간이 짧아서 몇 번 입지 않은 옷이 많습니다. 세탁만 하면 새것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장난감도 괜찮은데, 작은 부품이 빠져서 삼킬 위험은 없는지, 배터리 덮개가 나사로 단단히 고정되는지는 확인하세요. 입에 넣는 장난감은 받은 뒤 한 번 씻어서 주면 됩니다.
조건부로 괜찮은 것
유모차는 중고 거래가 많은 품목인데,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면 괜찮습니다. 브레이크가 제대로 잡히는지, 접었다 폈을 때 잠금이 확실히 걸리는지, 안전벨트 버클이 잘 채워지고 풀리는지. 이 세 가지는 꼭 직접 해보세요. 바퀴 마모는 교체 부품을 구할 수 있는지도 같이 봅니다.
아기띠와 힙시트도 비슷합니다. 버클에 금이 없는지, 끈의 박음질이 풀린 데는 없는지 보세요. 몸에 매고 아기 무게를 버티는 물건이라 버클과 박음질 상태가 곧 안전입니다.
하이체어는 다리가 흔들리지 않는지, 벨트가 다 있는지 확인하세요. 아기 침대는 난간 간격이 일정하고 부품이 빠진 데가 없어야 합니다. 조립 설명서가 없으면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모델명으로 찾을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해두세요.
리콜 대상인지 확인하는 법
중고 거래에서 가장 놓치기 쉬운 게 리콜입니다. 새 제품은 리콜이 결정되면 판매가 중단되지만, 이미 팔린 물건은 그대로 중고 시장에 돌아다닙니다.
확인은 어렵지 않습니다. 판매자에게 제품 라벨 사진을 부탁해서 모델명과 제조연월을 받으세요. 그걸로 제품안전정보센터나 소비자24에서 리콜 이력을 검색하면 됩니다. 몇 분이면 끝납니다.
라벨이 떨어져 나갔거나 모델명을 모르는 물건이라면, 특히 카시트·유모차·아기 침대 같은 안전용품은 사지 않는 게 낫습니다.
거래할 때 물어볼 것
언제 샀고 얼마나 썼는지, 빠진 부품이 없는지, 설명서가 있는지. 이 세 가지는 기본입니다. 패브릭이 들어간 물건이라면 흡연 가정인지, 반려동물이 있는지도 물어보세요. 냄새와 털은 세탁으로도 잘 안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능하면 직접 만나서 작동해보고 사세요. 사진으로는 멀쩡해 보이던 물건이 실제로는 접히지 않거나 버클이 헐거운 경우가 있습니다.
팔 때도 같은 기준을 지키면 됩니다. 리콜 대상인 물건은 팔지 말고, 사고 이력이 있는 카시트는 버리세요. 사는 사람은 그 이력을 알 방법이 없습니다.
물려받을 때도 같은 기준으로
가족이나 지인에게 물려받는 경우는 중고 거래보다 이력을 알기 쉬워서 훨씬 낫습니다. 카시트도 사고가 없었다는 걸 확실히 안다면 물려받는 집이 많습니다.
다만 이때도 제조연월은 확인하세요. 형제자매 터울이 길면 물려받은 카시트가 제조사가 정한 사용 기한을 넘겼을 수 있습니다. 라벨이나 설명서에 기한이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래 보관했던 물건은 쓰기 전에 한 번 전체를 점검하세요. 창고에 있던 유모차는 타이어 바람이 빠졌거나 브레이크가 굳어 있기도 하고, 패브릭은 곰팡이가 피어 있기도 합니다. 분리 세탁이 되는 커버는 빨아서 쓰면 됩니다.